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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5년 만에 단독 공연 여는 함춘호
백암아트홀 2006-09-06 3535

<인터뷰> 25년 만에 단독 공연 여는 함춘호


<인터뷰> 25년 만에 단독 공연 여는 함춘호

10월 CCM 음반 이어 12월 솔로 1집 발표

"80년 전인권과 듀엣 결성한 적도 있죠"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인상 좋은 동네 아저씨 같은 외모. 구수한 웃음. 그러나 오른쪽 엄지의 긴 손톱, 눈에 확 들어온다. 국내 최고의 어쿠스틱 기타리스트 함춘호(45). 1981년 기타리스트로 데뷔한 이래 25년 만에 '처녀작'을 준비중이다. 10월13~14일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고 10월과 12월 두 장의 솔로 음반을 연이어 발표한다.

음반을 한장 사본 사람이라면 함춘호의 이름은 낯익다. 그는 나훈아부터 비까지 국내서 발표된 유명 가수의 음반 70~80%에 해당하는 수천 장의 음반에 기타 연주자로 참여해 명성이 자자하다. 90년대 후반엔 '기타리스트 함춘호ㆍ이근영ㆍ샘리 중 한명만 외국에 나가도 음반업계에 비상이 걸린다'는 말이 나돌았다.

6일 그를 만나기 전 음반제작자들로부터 사전 조사를 했다. "몸값이 올라가도 한결같은 분입니다" "정말 인간성 '짱'이시지요" "최고의 기타 소리를 뽑아주시니 든든합니다" 등 찬사 일색이다.

강원도 간성에서 태어나 6살 때 서울로 이사온 함춘호는 중학교 1학년 때 골방에서 형이 기타 치는 모습에 반해 기타와 첫 사랑에 빠졌다. 지금 아이들처럼 학원ㆍ학교도 다니지 않았다. 혼자 오래 생각하며 내 것이 될 때까지 기타줄을 튕긴 게 실력의 비결.

그는 "기타리스트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처음엔 노래를 하고 싶어 기타를 잡았다"며 "요즘 아이들이 힙합을 하듯 80년대 문화를 배우는 자연스런 일이었다"고 한다.

그는 고교시절 스쿨밴드를 하며 너무 음악이 하고 싶어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79년 무명이던 전인권을 만났다. 80년 '전인권 & 함춘호'란 듀엣을 결성, 언더그라운드에서 기타 치며 노래를 했다.

"전인권 씨의 목소리는 예술이었어요. 아마 언더그라운드 팀 중엔 우리 출연료가 가장 비쌌을 겁니다. 당시 전인권 씨는 '맴도는 얼굴'이란 솔로 음반을 이미 발표한 상태였죠. 우린 이글스의 노래를 즐겨 불렀어요. 1년간 활동하다 다른 후배를 소개해주고 듀엣에서 나왔는데 그 팀이 들국화의 전신입니다. 87년 들국화 객원 멤버로 활동, 음반 한장 낸 후 멤버들의 대마초 사건으로 그만두게 됐죠. 이때 들국화의 '사랑한 후에'를 제가 연주했습니다."

이후 함춘호는 시인과 촌장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한다. 전인권과 듀엣하며 일하던 업소 2층에 바람개비란 그룹이 있었고 이들은 음반을 내며 시인과 촌장으로 팀명을 바꿨다. 그는 84년부터 시인과 촌장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고 85년 음반을 낸 후 86년까지 활동했다.

이런 그의 이력을 아는 사람은 몇 안된다. 연주자에게 금전적인 안정을 주는 음반 세션으로 성공한 덕택. 81년 3만원을 받고 이광조의 '저 하늘의 구름 따라' 음반에서 2~3곡을 연주한 게 첫 작업이다.

"첫 녹음할 때 하늘이 캄캄했어요(웃음). 지금은 연주자가 음반 세션으로 뛰어드는 데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전 운이 좋았죠. 당시 연주자가 드물었던 데다 실수해도 너그러이 봐주는 선배들이 있었고 많은 기회가 있었습니다."

25년 만에 첫 솔로 음반을 내겠다고 결심한 솔직한 이유를 풀어낸다.

"세션 연주자로 일하며 매일 바쁜 생활을 했어요. 한 음반이 끝나면 다시 녹음 일정 잡고.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죠. 그런데 문득 돌아보니 제 이름으로 된 음반이 없더군요. '아티스트냐, 세션이냐'의 차이는 창작에 있어요. 뛰어난 테크닉이 있어도 창작을 못하면 연주자에 머물죠. 20여 년간 작곡을 했고 요즘 음반에 담을 곡들을 정리하고 있어요. 사실 이광조, 황치훈에게 노래를 준 적도 있습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함춘호는 '내 이름을 건 첫 작품은 CCM 음반으로 내겠다'고 늘 생각했고 찬송가 9곡을 기타로 연주한 음반 작업을 마쳤다. CCM 음반 이후 발표할 솔로 음반에는 전곡이 그의 자작곡이다.

"솔로 음반은 테크닉보다 사운드에 치중해 또박또박 연주할 겁니다.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편안한 음반이 될 겁니다. 김지혜 등 여러 보컬이 피처링 참여를 합니다. 공연 때도 첫 음반에 수록할 곡을 들려줄 예정입니다."

그는 수많은 후배 연주자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넘쳐나는 연주자들이 누빌 공간이 없다는 것. 이중 실력 있는 친구들은 음반 연주자로 뛰어들지만 이마저도 극소수에 불과해 진입 장벽이 높다고 안타까워했다.

"예전엔 라이브 밴드가 연주할 나이트클럽, 바가 많았어요. 노는 문화가 바뀌어 힙합클럽이 우후죽순 생기며 지금은 DJ들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습니다. 중학교 시절 미국의 유명 기타리스트 쳇 에킨스의 연주를 보며 '나도 60대까지 연주해야지'란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가수 이은미 씨가 '이제 내려와야 밑에 후배들이 올라간다'고 얘기하더군요. 이제 다시 시작인데…(웃음)."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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