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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아빠처럼 되고파"..."딸이 더 잘됐으면" 뮤지컬 맞대결
백암아트홀 2006-10-10 3015
"아빠처럼 되고파"…"딸이 더 잘됐으면" 뮤지컬 맞대결
 

 

지난해 동요대회 대상을 받고 “아빠처럼 가수 겸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다”던 소녀의 꿈이 이뤄졌다. ‘그대 고운 내 사랑’을 부른 포크가수 겸 뮤지컬배우 이정열(37)의 딸 지민(10·장안초등4)양. 최근 250명이 지원한 공개오디션에서 ‘애니’의 주역을 따내 다음달 25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게 됐다. 소녀의 우상인 이정열은 같은 시기, 그룹 동물원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동물원’의 주역을 맡았다. 연말 뮤지컬 관객을 놓고 부녀대결이 펼쳐질 참이다.

◆아이를 말리는 것도 부모 욕심

지민이의 무대 경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빠를 따라 무대 뒤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을 드나들던 지민이의 데뷔작은 아빠 손을 잡고 함께 오른 가극 ‘금강’(2004). 이후 ‘사운드 오브 뮤직’(2005)으로 본격 신고식을 치렀다.

“‘사운드 오브 뮤직’ 오디션 광고를 TV에서 본 지민이가 지원하겠다고 했을 땐 너무 어려서 안 된다고 반대했죠. 하도 조르기에 ‘재미삼아 한번 떨어져 봐라. 너도 인생의 쓴맛을 알 때가 됐다’고 승낙했어요.”

아역배우들의 성장장애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평범한 아동기를 지켜주고 싶었다는 이정열은 딸의 근성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사운드 오브 뮤직’ 대구 공연 중 독감에 걸린 지민이는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신열을 앓았다.

“아팠는데, 신기하게도 무대에 나가니 다 잊어버렸어요. 전 커튼콜 때 박수받는 게 너무 좋아요.”(이지민) “(뮤지컬을) 하고 싶은 아이에게 못하게 하는 것도 부모 욕심이란 생각이 들었죠. 대신 오디션을 보러 갈 때나, 등교할 때나 지민이에게 ‘재밌게 놀다 와라’고만 말합니다.”(이정열)

‘애니’를 올리는 서울시뮤지컬단의 유희성 단장은 “애니 역 캐스팅에 성패가 달린 셈인데 오디션 결과가 만족스럽다”면서 “지민이는 선천적으로 소리가 좋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어린애답지 않은 안정감과 의지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청심국제중과 하버드대 진학을 희망하는 지민이는 집안 거울에 “거울 볼 시간 있으면 공부를 더 해라”는 쪽지를 붙여놓았다. “뮤지컬배우가 꿈인데 왜 하버드에 가고 싶냐”고 물으니 “그래야 다음에 뮤지컬배우를 할 때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똑 부러지게 답하는 지민이다.

◆뮤지컬배우가 즐거워

지민이가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은 이유는 “아빠가 늘 즐거워하는 모습이 좋아서”란다. 1992년 포크그룹 ‘노래마을’ 데뷔 이후 4집 음반까지 낸 이정열은 최근 ‘와이키키 브라더스’ ‘아이다’ ‘맘마미아’ 등에 출연해 뮤지컬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음악 에너지가 고갈됐을 때 뮤지컬 ‘와이키키…’를 하면서 그간 게으르고 욕심이 많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가수란 기본적으로 중앙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이지만 뮤지컬배우는 때로 수비도 할 줄 알고 벤치도 지켜야 합니다. 인생도 같이 성숙하는 것 같습니다.”

12월1일부터 서울 백암아트홀에 오르는 ‘동물원’은 이정열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실제 동물원 멤버들과 가족여행을 다녀올 만큼 절친한 데다 “동물원 신입 멤버가 되는 게 평생 소원”이기도 했다. 홍경민과 함께 주인공 ‘철수’ 역에 캐스팅되고서는 ‘맘마미아’ 이후 예정된 출연 스케줄을 취소했을 정도다. 그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나오는 ‘동물원’ 뮤지컬을 객석에서 보고 있으면 화가 날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두 사람에게 내처 물었다. ‘동물원’과 ‘애니’ 중 어느 쪽이 잘돼야겠느냐고. 부녀의 대답은 대체로 이랬다. “지민이가 잘됐으면 좋겠다”(아빠), “제가 더 잘됐으면 좋겠다”(딸).

글 김은진, 사진 송원영 기자 jis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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