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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 멋진 공연 그리고 무엇보다 친절한 직원분께 감사드립니다.
김윤삼 2006-04-09 6488

2006 Music Forest 공연 - 윈디시티, 이상은의 공연을 보고 왔다.


간밤의 밤샘 조문으로 인한 여파에다 주중에 있던 워크샵 준비로 인해 금주 내내 이어졌던 긴장 탓인지 오늘 공연의 크레딧에도 불구하고 그냥 포기할 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더랬다. 게다가 2002년 이후 최후의 황사까지 겹치다니... 그럼에 찾아갔던 공연장은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공연도 참 좋았지만, 공연장과 그 직원의 친절함에 정말 감동먹었다...


수많은 공연을 다녀봤지만 공연시작 시간을 정확하게 지킨 공연은 아마도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다. 첫 무대는 ‘윈디시티’, 아소토 유니온 시절부터 리듬감 하나만은 정말 끝내주었던 김반장은 현장에서도 드럼과 퍼켜션을 연주하면서 그 놀라운 리듬감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첫 곡의 가사는 단 두 마디에 불과한데 ‘여러분 반갑습니다, 우리는 윈디시티’ 뿐이다. 근데 이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어느새 관객들은 그저 리듬에 몸을 맡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공연 내내 이어지는 각 악기의 균형과 질서 정연하면서도 제대로 재밌는 연주는 단연 돋보인다. 거기에 더해지는 극단의 강경함은 아니지만 슬쩍 엿보이는 그들의 사회의 ‘양극화’와 참된  ‘사랑’에 대한 생각은 공연을 다양하게 만들어주었다.


오늘의 두 번째 무대는 ‘이상은’, 지금까지 그녀의 공연을 수차례 보았지만 가장 튀는(정성들인) 복장을 하고 나온 그녀는 ‘돌고래자리’를 시작으로 ‘지도에 없는 마을’, ‘둥글게’, ‘언젠가는’, ‘벽’, ‘새’, ‘사막’ 등을 쉼 없이 불러낸다. 예전에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율동(?)을 하면서 부르면 의외로 가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건 마이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함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고 그녀의 발성 자체에도 조금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왜 그게 오늘 그리도 도드라져 보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기다란 몸을 겅중거리며 열심히 노래하는 그녀의 공연은 진지하면서 재미나다.(박선주 공연 당시 건반 하는 친구를 어디서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공연에서 그 의문을 풀었다)


하지만 내 눈에 비친 오늘 공연의 진정한 감동은 전혀 다른데 있고 그게 이 글을 써내려가는 이유이다. 우선 공연장 건물에 들어서면서부터 “와! 참 아늑하네”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건물에 들어서면 느껴지는 아늑한 조명과 바닥 그리고 친절한 직원의 미소, 그리고 따듯한 차 한 잔까지... 고풍스럽지만 현대적인 인테리어... 공연장 내로 들어서면 은은히 풍겨오는 나무 향과 1,2층으로 구성되었지만 어느 곳에 위치하더라도 무대와 가까울 수 있도록 설계된 디자인, 게다가 직원들은 무거운 가방이나 옷을 들고 온 관객들을 찾아다니며 “휴대품 보관서비스”까지 제공을 해주고 있어 이런 공연장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터였다.


진짜 감동은 이상은 공연 중에 발생했는데, 노래 “벽”이 진행될 때 40대 정도로 보이시는 지체 장애인 아주머니께서 공연 무대 앞으로 나가시는 것이었다. 다른 관객들도 앞에 몇몇 나와 있던 터라 문제될 것은 없었는데 바로 후속곡이 느리게 진행되는 “어기여디어라”인지라 모두가 자리를 찾아 들어갔는데 이 분은 이동을 못하시고 첫째줄 바로 뒤에 어쩔 수 없이 불편한 다리를 한 채 쭈그려 앉으시는 것이었다. 뒤에서 보면서 “저걸 어째” 이런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그 어둠 속에서 공연장 직원이 작은 의자를 들고 앞으로 나가는 게 아닌가... 그리곤 아주머니를 의자에 앉혀 드리고 그로 인해 시야를 가리는 뒷자리 관객에게 고개를 깊숙이 숙이며 양해를 구하는 게 아닌가... 내가 어찌나 고맙던지... 팍팍한 마음이 한 순간에 따듯하게 풀어지는 순간이었다. 그 직원분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아주머니를 대신해서 진정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오늘 그 아주머니의 발길은 그 누구보다 자유로왔을 터이다....

 

그 직원분 정말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좋은 아티스트들에게 좋은 공연장을 제공해주시고 친절함까지 제공해주신 직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백암아트홀 (manager)   (220.68.9.99) 04/18 10:50
김윤삼님. 저희 백암아트홀 직원 모두는 관객의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는 백암아트홀 되겠습니다. 다음 공연때도 꼭 오셔서 좋은 추억 만들고 가세요!
[2006 Music Forest 관람평-4/7 서울전자음악단·W] 내 목소리 돌리도요~~ 황승현 2006-04-10
[2006 MUSIC FOREST]에 열정적인 환호를 보내며~~~ 김은영 200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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